안녕하세요. 화학기자단 2기 안익희 기자입니다.
모든 학문은 유기적으로 얽혀있습니다.
미술이나 음악, 체육 등에서도 과학, 수학, 역사, 경제 등의 다양한 분야를 쉽게 만날 수 있으니까요.
오늘은 미술 작품에서 보이는 화학 이야기를 들려드릴 텐데요. 여러분이 너무 잘 알고 계시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이야기입니다.
다빈치는 르네상스 시대의 대표적인 화가입니다. 르네상스 시기에 접어들면서 실제와 유사하게 그릴 수 있는 유화 기법이 본격적으로 쓰였습니다.
다빈치 또한 유화 기법을 받아들이고, 이탈리아 밀라노의 한 수도원 식당 벽에 그림을 그리는 것으로 시작했습니다. 과연 그의 첫 도전은 성공했을까요?
고대부터 르네상스까지 벽화를 그릴 때는 주로 프레스코 기법을 사용했습니다. (프레스코 : 본래의 뜻은 회반죽 벽이 마르기 전, 즉 축축하고 '신선'할 때 물로 녹인 안료로 그리는 부온 프레스코(buon fresco) 기법 및 그 기법으로 그려진 벽화를 가리킨다. 출처 : 네이버 지식백과)
하지만, 다빈치의 대표적인 작품인 <최후의 만찬>은 유화와 템페라 기법을 혼합하여 그린 것입니다. 다빈치는 이런 기법을 자주 사용했습니다.
템페라에 사용하는 달걀노른자는 수분을 거의 50% 이상 함유한 에멀션(emulsion, 유화액은 액체가 다른 액체에 작은 방울처럼 퍼져있는 용액, 출처 : 네이버 지식백과)인데, 유화는 기름이라 서로 섞이지 않고 분리가 되기 때문입니다.
기계공학, 해부학, 건축학, 기하학, 생물학, 문학 등 많은 분야에서 천재성을 보였던 다빈치도 화학만은 정복하지 못한 것 같네요. 그는 납이나 구리를 함유한 색과 황을 함유한 색을 자주 함께 사용했는데, 이들은 서로 반응하면 갈색 또는 검은색으로 변합니다. 또한 나무판에 석회를 발라 평편하게 만들어 그림을 그렸는데, 석회는 탄산화하여 울트라마린(황을 함유) 등과 반응하면 탈색합니다.
<최후의 만찬> 원본, 출처 : 네이버
<최후의 만찬> 복원 후, 출처 : 네이버
다빈치보다 수십 년이나 앞서 유화 기법을 견고하게 완성한 화가들이 있었던 것을 보면 다빈치의 미술 재료에 관한 화학적 지식은 상당히 부족했었던 듯합니다.
특히, 다빈치의 <최후의 만찬>은 이미 그가 살아 있는 동안 채색층이 균열 되어 떨어지고, 색채도 전체적으로 어둡게 바뀌었습니다.
손상이 너무 심해져 세월이 지나면서 보수를 거듭하며 인물들을 제대로 알아보지도 못할 지경이 되었습니다. 결국 1980년대부터 대대적인 복원작업을 거쳐 완전히 새로운 색채로 태어났어요. 그러나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과연 제대로 복원한 것인가 하는 문제점이 제기되었는데요. 현재의 <최후의 만찬>에는 다빈치의 원작의 느낌은 절반도 남아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결과적으로 다빈치가 기존 프레스코 기법에 도전해 새로운 재료로 실험한 <최후의 만찬>은 실패로 마무리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후로 계속 발전한 화학 덕분에 조금이나마 다빈치의 원작 느낌을 살려낼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이상, 안익희 기자였습니다!
기사 마지막 부분에 다 빈치의 도전은 '실패'였다고 평가하는 문장이 꽤 냉철하게 다가왔어요. 천재 다 빈치의 도전 정신이 되려 명작을 오래 보존하지 못하게 하는 원인이 되었다는 사실이 아이러니하면서 안타까웠어요. 또 문화재 복원 기술은 과학이 이룬 성과 중 하나인데, <최후의 만찬>이 복원된 것을 보니 이 기술이 늘 완벽한 해답인 것은 아니네요. 그래서 더 안타까운 생각이 들었어요. 마음은 안타까웠지만, 기사 전반에 걸쳐 화학이 넘실거리고 있네요. 그림을 그리는 재료 물질부터 이들의 특징이 어떻게 그림에 영향을 미치는지, 여러 학문이 유기적으로 얽혀 있다는 것을 기사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느낄 수 있었어요. 흥미로운 소재와 융합적인 시각, 깊이 있는 내용까지 무척 알찬 기사였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