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김형규 기자입니다. 역사책을 읽다가 왕이 은수저를 사용하는 이유가 나왔습니다.
은수저에 독이 닿으면 검게 변하기 때문에 독살을 피하려고 은수저를 사용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도대체 은수저는 독이 들어갔는지 안 들어갔는지를 어떻게 아는 것일까요?
원래 은은 잘 반응하지 않습니다. 음식, 물에 닿아도 잘 변하지 않아요.
그 때문에 식기로 사용하기에 알맞습니다.
하지만 은도 오존, 황, 질산과는 잘 반응합니다.
옛날에 자주 사용되었던 비상이라는 독약은 황과 비소를 사용해 만들었습니다.
이 황과 은이 반응하여 황화은이 만들어지면서 색이 검게 변합니다.
그런데 은수저의 색이 변했다고 해서 반드시 독이 들어 있는 것은 아닙니다.
위험하지 않은 달걀과 죽염에도 황 성분이 들어 있습니다. 그 때문에 은수저가 검게 변하기도 합니다.
또 은이 탐지할 수 있는 독은 종류가 얼마 안 된다고 합니다. 그러니 은수저의 색이 변하지 않았다고 안심하면 안 됩니다.
그럼 검게 변한 은수저를 다시 은색으로 변하게 할 수는 없을까요?
색이 변한 은수저는 세제로 닦아도 검은색이 유지됩니다.
은수저의 색을 다시 변하게 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꽤 쉬운 방법인데요, 냄비에 포일을 깔아 준 후 물, 소금과 은수저를 넣어 줍니다.
물이 끓어 오르면 은수저의 색이 변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앞에서 황과 은이 반응하여 만들어진 황화은 때문에 은이 검게 변한다고 말했었습니다.
이 황화은이 알루미늄을 만나면 알루미늄의 전자가 은으로 이동합니다.
그래서 색이 원래대로 돌아오는 것입니다.
은수저가 독이 들어간 음식을 아는 이유가 은과 황이 반응하기 때문이었네요.
하지만 은이 탐지할 수 있는 독이 얼마 없다고 하니 은수저의 색이 변하지 않았다고 안심하면 안 될 것 같습니다.
조선 시대에도 독살을 증명하거나 예방할 수 있는 기술이 있었습니다. 고작 은수저를 썼다고 '기술'이라고 할 수 있느냐 싶겠지만, 은수저가 비상이라는 독과 반응한다는 걸 알았다는 것 자체가 중요한 포인트랍니다. 은수저로 독을 검출했다는 이야기는 널리 알려진 것이지만, 왜 은수저가 독을 검출할 수 있는지를 화학적으로 풀어내는 과정이 좋았어요. 여기에 은수저 색을 되돌릴 수 있는 방법까지 소개해 줘서 새로운 사실도 알게 됐네요.